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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고폭탄은 장갑을 뚫기 위하여 먼로-노이만의 발견한 성형작약(Shaped charge)효과를 이용한다. 성형작약이란 말 그대로 작약 즉 고폭화약의 모양을 성형한 것인데 그 모양을 콘모양으로 하여 폭발력을 한곳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작약을 이렇게 성형하면 폭발력이 사방으로 퍼지는 일반적인 고폭탄과 달리, 폭발력을 특정한 방향으로 집중시킬 수 있어 그 위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성형작약에 의한 폭발 집중현상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이것을 먼로-노이만 효과라고 부른다. 먼로-노이만 효과는 미국인 먼로가 발견하고 독일인 에곤 노이만(Egon Neumann)이 완성한 효과로 이 때문에 미국에선 '먼로 효과', 독일에선 '노이만 효과'라고 한다. 또한 성형작약효과, 중공작약효과 등으로 불린다. 특히 에곤 노이만은 오목한 부분에 구리 깔때기를 대어놓을 경우 구리 깔때기가 작약폭발과 함께 쥐어짜여져 바깥쪽으로 뒤집히며 메탈제트 송곳으로 변화, 두꺼운 철갑판도 관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래 그림은 콘의 형상과 거리에 따른 장갑의 관통정도를 나타낸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콘이 없는 경우 장갑판은 약간 오목하게 파인 정도이다. 그러나 작약을 콘모양으로 성형한 두번째 사진은 약 다섯배 정도의 깊이로 타원형으로 오목하게 파인 것을 볼수 있다. 그리고 세번째 사진은 작약을 콘모양으로 성형하고 그 앞에 금속재질의 라이너를 결합할 경우 메탈제트가 만들어져 장갑의 관통깊이가 깊어지고 모양도 뾰족하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네번재 사진은 장갑으로부터 일정거리를 떨어뜨렸을 때 훨씬 깊이 관통하고 그 모양도 날카롭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성형작약 효과 비교]

 

이와 같이 먼로-노이만의 성형작약 효과를 이용한 성형작약탄은 관통력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피탄면의 경사각에 따라 관통력이 유동적인 철갑탄과는 달리 성형작약의 메탈제트는 도탄 현상 없이 일직선으로 관통하므로, 언제 어디에 맞든 일정한 수준의 관통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탄의 운동에너지에 관통력이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전차와 같이 높은 에너지를 가진 화포가 아니라도 보병이 들고 쏠 수 있는 로켓에서 쏠 수도 있었다. 따라서 1940년대부터 대전차고폭탄으로서 주목받았다.

아래 그림은 미국이 개발한 120mm 대전차고폭탄이다. 탄두를 보면 앞쪽에 충격(impact sensor)가 있고 그 뒤로 일정거리를 두고 성형작약 라이너가 있다. 그 뒷면은 화약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신관(fuze)이 성형작약을 기폭시킬 수 있도록 제일 뒷쪽에 붙어 있다.

 

[120mm 대전차 성형작약탄 모습]

 

 

전차에 명중할 경우 관통해들어가는 메탈 제트와 함께 장갑판 후면이 박리되어 나온 파편으로 내부를 파괴한다. 그리고 일부 장갑관통 후 메탈제트의 고온으로 인해 내부 승무원에 살상효과를 얻을수도 있다. 그러나 열복사 측정에 의하면 메탈제트의 온도는 섭씨 450도 가량에 불과한데다가 메탈제트 자체가 워낙 고속으로 장갑을 관통하기 때문에 열을 전달 정도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또한 메탈제트의 관통으로 인해 전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폭압 역시 순간적으로 수십kPa 가량의 음압을 발생하는 정도이다.(수십kPa의 음압은 대략 180dB 정도에 해당한다.) 메탈제트가 전차 내부의 연료나 포탄을 폭발시킬 수 있는 정도이다.

최근에는 대전차고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전차에 대전차고폭탄(HEAT; High Explosive Anti-Tank) 방어용 질량효율 3.0 이상의 복합장갑이 도입된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복합장갑이 높은 질량효율을 뽑아내기 어려웠던 운동에너지탄 계열의 날개안정분리철갑탄 (Armor Piercing Fin-Stabilized Discarding Sabot, APFSDS)에 의해 대체되어 전차의 대전차포탄으로서의 지위가 많이 약화되었다. 그래도 대전차미사일이나 대전차로켓, 대전차 자탄 같은 대전차화기의 탄두로는 아직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반응장갑에 대응하기 위하여 성형작약을 이중으로 배치하는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폭발성형관통자(EFP; Explosive Fragment Penetrator)로 발전하고 있다. 당장 서방측의 대표적인 대전차미사일인 TOW의 경우 TOW-2A는 직렬성형작약탄을 사용했으나 TOW-2B는 두 개의 EFP를 탄두를 사용한다.

보병이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의 대전차화기는 성형작약을 사용한 것들 뿐이다. 운동에너지가 중요한 철갑탄은 크기와 반동 문제로 보병이 휴대할 수 없지만, 표적까지 날아가기만 하면 되는 성형작약 탄두는 보병도 휴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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