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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6년과 2017년에 '화성'이라는 이름의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여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최대사거리가 1만k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4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2016년과 2017년에 두 차례나 시험발사했다.
<2017년 7월 29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발사되는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합뉴스>
그리고 얼마전 2017년 8월 29일(경술국치일 107주년)에는 최초로 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화성-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2017년8월29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되는 화성12>
북한은 1980년대에 스커드-B(사거리 300km)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하여 2013년 김정은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체재 시대에는 핵과 미사일 카드를 최대한 숨기면서 벼랑끝 전술로 미국을 압박하면서 협상을 지속해 중유와 식량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외교에 치중했다. 2006년부터 핵실험을 잇달아 감행했지만 이는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쏘아올렸을 뿐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최대한 자제했다. 2000년대 중반 러시아제 R-27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토대로 무수단 IRBM을 개발했지만 시험발사 없이 2007년 4월25일 인민군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했다.
이와 같이 김정일 체재 때에는 핵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은 철저히 비밀에 붙이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카드를 갖고 있고, 그 카드가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를 알 수 없게 했다. 이는 북한의 위협과 기술수준을 과대평가하도록 해 선제타격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무수단 IRBM의 경우 지난해 시험발사가 잇달아 실패하기 전까지는 구소련에서 높은 신뢰성을 발휘했던 R-27 SLBM의 특성을 고려해 무수단도 실질적인 전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정일은 20년이 채 되지 않는 집권 기간 동안 WMD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공개적으로 과시만 하지 않았을 뿐,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들은 북한 내륙 깊숙한 곳의 무기고에 차곡차곡 쌓여왔다.
<2016년 6월 강원도 원산에서 발사되는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노동신문>
김정은은 실질적인 핵억제력 확보를 통해 체제 안보도 확보하고 경제문제도 풀겠다는 ‘핵, 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웠다. 미사일 개발 전략도 독자적인 형상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앞세우려 했다. 은하 로켓이나 무수단 미사일 대신 김정은이 ‘주체적 탄도로켓’이라고 격찬하는 화성-12와 화성-14,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경술국치일 8월29일 발사된 화성 12와 이를 쳐다보는 김정은. 노동신문>
<화성12호>
2017년 5월 14일 최초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로켓 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주체106(2017)년 5월14일 새로 개발한 지상대지상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발사된 로켓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까지 상승비행해 거리 787㎞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한국 언론은 무수단 개량형 또는 무수단 미사일(화성 10호)인 것 같다고 보도한 미사일과 동일한 외형의 미사일에 대해서 북한 언론은 화성 12호라며 여러장의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은 화성 12호를 "주체탄"이라고 명명했다. 제원은 아래와 같다.
- 길이 : 17 m
- 지름 : 1.7 m
- 중량 : 38 톤
- 추력 : 85 톤
- 로켓연소시간 : 180초
- 사거리 : 5000 km
- 1단 액체추진 로켓 : 적연질산+케로신)
미국은 화성 12호를 KN-17인 지대함 미사일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 언론이 화성 12호라고 부르며 발사된 지대지 미사일은 기존의 KN-08(화성 13호)의 1단과 동일한 외양이다. KN-08의 1단 로켓을 최초 시험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 13호는 굵은 1단, 얇은 2단, 탄두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한이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한 화성 12호는 굵은 1단 로켓, 탄두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한 직경의 미사일라고 해서 1단 로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 프랑스 등의 미사일들은 단일한 직경인데 2단, 3단 로켓인 경우도 많다. 한미일 정부의 레이더 궤적에서 1단으로 포착되었는지 여부는 보도되지 않았으며, 북한도 2단인지 여부를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도 2,000 km 정도 까지 상승하는 군용 미사일은, 2단 이상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화성 14>
2017년 7월 4일, 북한은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되었으며, 미사일 발사정점고도는 2802 km, 비행거리 933 km로 39분간 비행하여 동해상 목표에 정확히 떨어졌다. 7월 23일 북한 노동신문은 화성 14호의 사거리가 6,400 km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직접 참관했으며, 3단 액체연료로 추정되는 화성 14형 미사일이 16 x 16 트럭에서 지상 발사장에 옮겨져서 발사되는 사진 여러장을 공개했다. 그동안 한미가 KN-08이라고 부르던 미사일이었다. 2008년 미국 정찰위성 포착 후 9년만에 실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2012년 4월 처음 등장한 KN-08 ICBM. 화성-14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노동신문>
1차 발사시험 후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음과 같았다.
7월 10일,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 존 실링 연구원은 38노스 기고문에서, 500 kg 핵탄두 하나를 탑재하면 화성 14호는 대략 9700 km 떨어진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월 24일, 미국 브레이킹디펜스는 화성 14형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화성-14형의 사거리는 5500km를 초과하지만 유용한 ICBM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따라서 화성-14형은 향후 2년에서 20년 사이에는 미 샌디에이고를 강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7월 28일 오후 11시 41분, 자강도 무평리에서 화성 14를 발사했다. 최고고도는 3,700 km로 1차 발사시험보다 높았고 비행거리는 1000 km, 비행시간은 45분으로 1차 시험발사보다 6분 이상 길었다.
미국참여과학자연맹(UCS) 공동대표인 물리학자 겸 미사일 방어체계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의 ICBM이 10,400 km의 사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LA는 물론 미 동부의 보스턴과 뉴욕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 근처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강도 무평리는 전천군에 속한 행정구역이다. 전천군에는 장거리 미사일 기지인 52기지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 부대인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중요기지 중 하나로 꼽히며 지하로 된 미사일 공장이 있는 곳으로 전해진다.
7월 29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된 '화성-14형'은 최대고도 3724.9 km까지 상승해 거리 998 km를 47분 12초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또 "실제 최대 사거리 비행조건보다 더 가혹한 고각 발사체제에서의 재돌입 환경에서도 전투부의 유도 및 자세조종이 정확히 진행됐으며 수천℃의 고온조건에서도 전투부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조종장치가 정상 동작하였다는 것을 확증했다"고도 했다.
2차 시험발사 후 화성-14의 제원에 대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화성-14형이 화성-12형의 파생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1단 추진체로 구성된 발사체인 화성-12형을 2~3단 발사체로 확장했다는 의미다.
일본의 전 해상자위대 장성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해 "이번 화성 14형 미사일은 액체 연료를 사용했고, 3단 로켓 형태로 비행 거리를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공개한 단분리 동영상에는 2단 분리만 나오기 때문에, 3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최고 고도에 4를 곱하는 방식으로 추정한다"면서 "이 방식대로라면 1만㎞가 넘는다"고 말했다.
방현비행장에서 워싱턴DC까지는 11,000 km, 뉴욕까지는 10,900 km 떨어져 있다.
미국 참여과학자연맹 소속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의 ICBM은 샌프란시스코에 도달하려면 33∼34분, 워싱턴 D.C.와 뉴욕까지 날아가려면 38∼39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독일 민간 우주기술 및 로켓 상담회사인 ST 어낼리틱스의 마르쿠스 실러 박사는 북한의 ICBM이 30분 정도면 워싱턴 D.C.와 뉴욕에 도달할 수 있으며, 알래스카와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미국의 하와이를 타격 목표로 삼을 경우 소요 시간은 25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은 화성-14가 39분간 비행했다고 발표했는데, 39분 비행시간은 두 박사의 분석으로는 모두 미국 전역을 핵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화성 14형은 2단 액체연료 SLBM인 R-29 시리즈와 비슷하다. 북한은 R-21을 모방해 노동 미사일, R-27을 모방해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 배치했다. 화성 14형은 화성 12형과 1단 로켓이 백두 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동일한데, 위에 2단 로켓 부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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